아메바 간농양으로 진단에 이른 인간 면역 결핍증
Amebic liver abscesses resulting in diagnosis of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infec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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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rans Abstract
Amebic liver abscess (ALA) is the most common extraintestinal manifestation of amebiasis. Amebiasis, a parasitic infection caused by Entamoeba histolytica, used to be a prevalent protozoan disease in Korea, however, with an improving sanitary system, it has been among very uncommon etiology of liver abscess. A recent report suggested that ALA is an emerging parasitic infection in human immunodeficiency virus (HIV)-infected patients even in areas where the disease is not endemic and recommended HIV screening in patients in areas where ALA is not endemic, particularly those without history of travel to a disease-endemic area. We report on two patients who were admitted for treatment of ALA and then diagnosed as HIV infection. We also reviewed the etiology and characteristics of ALA in our hospital during the last 5 years.
서 론
아메바 간농양은 장관외 아메바 감염증 중 가장 흔한 질환이다[1]. 아메바증은 이질 아메바(entameba histolytica)에 오염된 음식이나 물을 섭취하면서 발생하는 감염질환으로서[2], 과거 국내에서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었으나 상수도보급, 식품위생, 개인위생 등 보건 위생의 개선으로 아메바의 감염이 감소하여[3], 1993년에는 0.5%로 보고되었고, 2004년에는 거의 0%의 발병률을 보였다[4]. 1998년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아메바 간농양은 아메바증 유행 지역을 다녀온 여행력 이 없는 경우 거의 대부분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자에서 발생하였다[4]. 저자는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이 확인되지 않은 간농양 환자에서 아메바 간농양을 진단 후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증을 진단한 두 증례를 보고하는 바이며, 추가로 2009년부터 2014년까지 본원의 아메바 간농양 환자 11명을 대상으로 아메바 간농양의 특징 및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과의 연관성을 조사하였다.
증 례 1
53세 남자 환자가 10일 전부터 발생한 우상복부 통증과 호흡곤란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특이 병력 및 가족력은 없었고, 20년간 주3회 이상 소주 2병씩 마시던 만성음주자였다. 증상 발생시부터 타병원에서 약물치료를 하였으나 호전되지 않아 시행한 복부 컴퓨터단층촬영(computed tomography, CT)에서 간농양이 의심되어 본원 소화기내과로 전원되었다.
내원 당시 활력징후는 혈압 120/75mmHg, 체온 38℃, 분당 심박수 95회, 호흡수 20회, 급성 병색이었으며 의식은 명료하였고, 복부 촉진상 우상복부에 약한 압통이 있었다. 혈액검사에서 백혈구 9,800/mm3 (중성구, 85.5%; 림프구, 7.8%; 단핵구, 6.0%), 혈색소 12.5mg/dL, 혈소판 340,000/mm3, 아스파르테이트아미노전달효소(aspartate transaminase, AST)/알라닌아미노전달효소(alanine transaminase, ALT) 51/61(IU/L), 총빌리루빈, 0.9mg/dL였으며, C-반응단백질(C-reactive protein, CRP)은 199mg/dL로 상승되어 있었다. 복부 CT 상 간 우측 엽에 약 8.0×8.6cm 크기의 간농양과 함께 우측 흉막 삼출액이 관찰되었고(Fig. 1), Klebsiella pneumonia에 의한 간농양 및 전이성 폐 감염 의심 하에 cefotaxime과 metronidazol을 정맥 투여하였다.
Case 1, radiograph of a liver abscess. (A) Abdomen computed tomography shows 8.0×8.6cm sized liver abscess on segment 7 of the liver. The outer layer of the abscess is enhanced, and a double target sign is present. (B) Right pleural effusion is observed on hospital day 1.
입원 2일째 초음파 유도 경피적 농양 배액술을 시행하였고 약 75cc의 농이 배출되었으며, 배액된 농에서 시행한 배양검사 및 혈액배양검사에서 원인 균이 증명되지 않았다. 흉부 단순 X-선 검사상 흉막 삼출액 및 호흡곤란이 지속되어 흉막 삽관술을 시행하였고, 흉막 삼출액은 육안 상 혼탁하고 붉은색이었으며, 총단백질 5.6g/dL, 젖산탈수소효소 1,277 IU/mL로 삼출액이었다. 입원 4일째 열이 38.6℃로 상승하면서 발열이 반복되었으나 CRP는 99.5mg/dL로 감소하였다. 입원 6일째 여러 차례 고열이 지속되었으나 CRP는 48.3 mg/dL로 감소하였다. 입원 9일째 시행한 복부 CT 상 간농양의 크기는 4.0×3.0cm로 크게 감소하였으나 37.8℃의 발열이 지속되어 항생제를 piperacillin/tazolactam으로 변경하였다. 입원 10일째 체온은 37.2℃로 감소하였으며, 경피적 농양 배액관에서 배액된 양은 거의 없어 카테터는 제거하였다. 입원 20일째 CRP가 3.3mg/dL로 감소하였고, 입원 22일째 38.9℃의 갑작스런 고열이 발생하여 항생제는 imipenem으로 변경하였다. 다른 감염의 증거 없이 고열이 반복되어 추가로 시행한 ameba IgG 및 anti-HIV 양성이었으며, CD4 158 cells/mm3, HIV RNA의 역가는 11,629,741 copies/mL였다. 이후 환자에게 경구 metronidazole를 지속 투여하였고, 발열을 포함한 증상이 호전되어 입원 37일 째 퇴원하였으며, 감염내과와 협진하에 항 레트로 바이러스제를 투약하였다.
증 례 2
46세 남자 환자이며, 2개월 전부터 지속된 설사와 명치부 통증을 주소로 내원하였다.
과거력상 30년전 폐결핵 완치 판정을 받았고, 3개월 전 대상포진 진단 및 치료를 받았으며, 20갑년의 흡연력이 있으며 특이 가족력은 없었다. 신체 검진상 활력징후는 혈압 112/70mmHg, 체온 38.6℃, 분당 심박수 116회, 호흡수 20회 측정되었고, 복부 촉진상 명치부에 압통이 있었다. 말초혈액검사에서 백혈구 16,500/mm3 (중성구, 83.0%; 림프구, 8.0%; 단핵구, 6.0%), 혈색소 10.6 mg/dL, 혈소판 459,000/mm3였고, 혈청생화학검사에서 AST/ALT 73/84(IU/L), 알카린성인산가수분해효소(alkaline phosphatase, ALP) 318U/L, 감마글루타밀전이효소(gamma glutamyl transpeptidase, γ-GTP) 1,961IU/L, 총빌리루빈 1.2mg/dL였으며, CRP는 258mg/dL 로 상승되어 있었다. 복부 CT상 꼬리엽에 8.5×7.3cm의 경계가 분명한 농양 소견이 관찰되어(Fig. 2) 간농양 진단 하에 cefotaxime과 metronidazol을 정맥 투여하였다.
Case 2, Abdomen computed tomography(CT) of a liver abscess. Abdomen CT shows an 8.5×7.3cm sized round single liver abscess on the caudate lobe.
입원 2일째 초음파 유도 경피적 농양 배액술을 시행하였고, 배액된 농에서 시행한 배양검사 및 혈액배양검사는 모두 원인균이 증명되지 않았다. Ameba IgG는 3.83으로 양성이었고, anti-HIV 양성으로 western blot 양성, CD4 세포 181 cells/mm3, HIV RNA의 역가는 37,110 copies/mL였다. 입원 9일째 시행한 복부 CT 상 간농양의 크기는 6.3×4.0cm로 감소하였고, 37.7℃의 발열이 지속되다가 호전되었으며, 입원 12일째 CRP수치는 13.2mg/L로 감소하였다. 경피적 농양 배액관에서 배액된 양은 거의 없어 카테터는 제거하고 감염내과로 전과 후 항생제는 레보플록사신으로 변경하여 퇴원 전까지 유지하였다. 이후 발열 및 복통이 호전되어, 입원 18일째 paromycin과 항 레트로 바이러스제 투약하고 퇴원하였다.
고 찰
아메바증은 과거 국내에서는 비교적 흔한 질환이었으나 상수도보급, 식품위생, 개인위생 등 보건 위생의 개선으로 아메바의 감염이 감소하여, 2004년에는 거의 0%의 발병률을 보였다[5]. 아메바성 간농양은 장관 외 아메바증 중 가장 흔한 감염 질환으로[2], 1998년 이후로 우리나라에서 아메바성 간농양은 아메바증 유행 지역을 다녀온 여행력이 없는 경우 거의 대부분 인간 면역 결핍바이러스 감염자에서 발생하였다[4]. 우리나라와 비슷하게 위생 개선과 함께 1990년대 아메바 간농양의 진단이 4년간 3예였던 대만의 한 병원도 2000년 이후 9예로 증가하였고, 이 중 인간 면역 결핍자의 비율은 0%에서 100%까지 증가하였다[5]. 마찬가지로 2000년 국내 연구에 따르면 195명의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자 중 아메바성 간농양으로 진단받은 환자는 총 5명이었고, 아메바성 간농양 환자 중에서는 총 9명 중 5명이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과 관련이 있었다[6].
상기 보고에 근거하여 균 배양 검사에서 동정되지 않는 간농양에서 아메바 항체 양성으로 아메바 간농양이 진단되고,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항체 검사 후 양성으로 확인되어 인간 면역 결핍증으로 진단하게 된 2개의 증례를 보고하였다. 증례의 환자는 모두 남자로 동성애력은 부인하였고, 두 번째 환자의 경우 3개월 전 대상포진 병력을 보고하였으 나 특별히 인간 면역 결핍증 감염에 대해 주목하고 있지 않던 바, 최근 발생빈도가 매우 낮은 아메바 간농양 진단을 계기로 인간 면역 결핍증을 확인한 경우이다.
이를 계기로 본원에서 지난 5년간 아메바 간농양 진단에 대해 후향적 의무기록을 검토하였다. 이에 따르면, 11명이 아메바 간농양으로 진단받았으며, 본 증례와 같이 아메바 간농양 진단 후 추가적으로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이 진단된 2명을 포함하여,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된 것으로 진단된 환자는 총 8명이었다. 기존 인간 면역 결핍 감염자 중 항 레트로 바이러스 치료를 받았던 환자는 4명이었다. 항 레트로 바이러스 치료를 받은 환자 4명중 3명은 HIV RNA 역가가 측정되지 않을 정도로 낮았다.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이 아닌 3명의 환자의 경우 2명은 만성 음주자였고, 다른 한 명은 외국인 노동자라는 사실 외에 저개발국 여행력 등 특이 사항은 없었다(Table 1).
본원에서 진단받은 아메바 간 농양 환자는 모두 남자로 평균 나이는 43.5세(range, 27-54세)였다. 주된 증상은 우측 상복부 통증이 6명(54.5%), 설사가 3명(27%)이었으며, 모든 환자에게 발열(>38.3℃)이 동반되었다. 평균 백혈구 수치는 14,490/mm3 (range, 5,800-30,400/mm3)이며, 모든 환자에게 간농양 배액술 및 배양검사를 시행하였으나 균은 동정되지 않았다. 아메바 간농양의 평균 크기는 6.7×6.5cm(range, 1.5-10cm)였으며, 대부분 우엽에 발생하였다. 1개의 아메바 간농양이 있는 환자가 9명이며, 2개 이상의 간농양이 있는 환자는 2명이었다. 아메바 간 농양에 의해 복수나 흉수가 발생한 환자는 1명이며 사망 환자는 없었다. 모든 환자는 메트로니다졸 단독 요법으로 호전되었고, 관찰기간 내에 재발의 증례는 없었다.
보고된 바에 의하면 화농성 간농양은 남자가 여자에 비해 약 2.5배 더 많이 발생하고[7], 최근 4-50년동안 아메바 간농양은 화농성 간농양 보다 남자가 여자보다 7-10배 더 많이 발생한다고 알려졌다[8]. 그 이유는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지만 호르몬적 요인이 있거나 술 등에 의한 기존의 간 손상이 남자에게 더 많아 남자에게 발생 빈도가 더 높고[9], 인간 면역 결핍증 환자에서는 항문 구강 성교로 인한 접촉으로 인해 남성에서 아메바 간농양이 빈번한 이유로 제기되었다[10]. 본 연구에서 11명의 아메바 간농양 환자 모두 남자였으며,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환자 3명 중 2명은 만성적인 음주자였다. 본 연구에서 농양이 간 우엽에 발생한 환자는 11명 중 9명이었다. 이는 아메바 간농양의 또 다른 특징으로, 아메바 간농양이 주로 간 우엽에 발생한 이유는 아메바 간농양이 아메바가 오염된 물이나 음식을 통하여 위 장관으로 들어온 후 상행 대장에서 조직 침윤을 통해 상장간막정맥으로 들어가며 상장간막정맥의 혈류를 주로 받아들이는 간 우엽에 아메바 간농양을 형성시킨다는 점과 일치한다[11].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에 감염되지 않은 환자와 감염환자의 혈액검사 비교에서 CRP, AST/ALT, 백혈구를 비교하였을 때,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 환자의 백혈구가 낮았으며(24,800/mm3 vs. 96,000/mm3, p=0.0408), AST/ALT(90/77 vs. 52/43.5[IU/L], p=0.0827 and 0.082)와 중성구(85% vs 78%, p=0.0525)는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환자에서 다소 낮은 경향이 있었으나, 통계적으로 유의하지는 않았다. 이는 Wu 등[12]이 2008년도에 24명의 아메바 간농양 환자에서 인간 면역 결핍증 환자와 비감염자를 비교한 연구에서 인간 면역 결핍 환자에서 백혈구가 낮고 중성구/림프구의 비율이 유의하게 낮았다는 보고와 비슷한 맥락으로 확인되었다[12].
최근 Park 등[13]이 지난 10년간의 화농성 간농양의 임상변화양상에 관한 연구 보고에 의하면, K. pneumoniae가 원인 균주로서 차지하는 비율이 점차 높아졌으나 배양이 되지 않는 경우도 여전히 25% 내외로 존재한다. 이와 같이 배양을 통해 원인 균주가 확인되지 않은 경우 뿐 아니라, 원인 균주가 확인되었더라도 항생제 투여로 충분한 호전을 보이지 않을 경우 아메바 간농양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시행하고 아메바 간농양이 진단될 경우 인간 면역 결핍증에 대한 검사가 반드시 이루어져야 하겠다.
결과적으로 아메바 간농양은 인간 면역 결핍증의 증가와 더불어 발생빈도가 증가하고 있으며, 남성에서 흔하고 가장 흔한 증상은 발열이며, 혈액검사상 백혈구와 중성구 수치가 낮은 경향을 보였다. 아메바 간농양은 14일간의 메트로니다졸 단독 요법으로 흉수 등의 합병증에도 불구하고 양호한 임상 호전을 기대할 수 있는 질환으로 화농성 간농양 뿐 아니라, 아메바 간농양의 가능성에 대해 주의를 기울임으로써 적절한 항생제 투여를 통한 재원기간을 경감할 수 있고, 인간 면역 결핍 바이러스 감염과의 밀접한 연관성을 고려할 때 이에 대한 검사를 반드시 시행해야 한다.
Notes
Conflicts of interest
No potential conflict of interest relevant to this article was reported.